벌써 목공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. 처음에는 "일주일에 한 번 하는 걸로 뭐가 늘겠어?" 싶었는데, 어느새 사포질, 톱질, 조립이 제법 손에 익었습니다. 목요일은 목공을 하는 날로 정했더니, 이제 목요일엔 별다른 약속을 잡지 않게 되더군요. 목공방 스승님께서 매번 해주시는 말들은 단순히 기술을 넘어 제 삶에도 큰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.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제게, 나무를 다루는 태도와 철학은 피하기보다 나아가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특별한 배움의 시간이 됩니다.
요즘 집 안은 제가 만든 목공 작업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. 간단한 거치대부터 책상, 의자, 수납함까지 목공방에서 만들 수 있는 과정은 거의 다 만들어 본 것 같아요. 그래서 이제는 제가 만들고 싶은 것들을 미리 스케치해서 가져가는 숙제가 주어집니다.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하고, 나무로 구현해 나가는 과정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 즐거움이 되었습니다.
항상 드는 생각이지만, "이걸 좀 더 일찍 배웠다면 어땠을까?"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.
목공은 단순히 나무를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, 제 삶의 태도를 바꿔주는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. 스케치를 그리고, 톱질하고, 나무를 조립하는 그 과정 속에서 삶의 균형과 창의력을 찾고 있습니다. 오늘도 나무처럼 단단하게, 또 부드럽게 제 자신을 갈고 닦아야겠다고 다짐하며 마칩니다.